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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에서 1인자를 꿈꾸는 2인자 16명은?

 

축구는 11명이 뛰는 스포츠지만 모두가 1인자가 될 수 없습니다. 축구팀은 1인자 역할을 하는 에이스를 두고 있으며 그 1인자를 도와주거나 또는 경쟁 관계인 2인자들이 여럿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재석을 1인자로 두는 무한도전에서는 박명수가 악역 및 상황극, 노홍철이 토크 및 오버, 정준하가 쩌리짱 역할을 맡아 2인자 역할을 하는 것 처럼 축구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2인자라고 해서 계속 2인자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축구이자 인생입니다. 대부분의 축구 선수들은 항상 1인자를 꿈꾸고 있으며 특히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1인자 도약을 단단히 벼르고 있을 것입니다. 1인자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1인자와 견주거나 뛰어넘을 수 있는 팀 내 위상 강화를 위해, 1인자와는 또 다른 팀 핵심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월드컵에서 새로운 1인자를 꿈꾸는 16명을 소개합니다. 월드컵 참가 32개국에 수많은 2인자들이 있겠지만, 본선 각 조당 2명씩 16명으로 추렸습니다.

1. 루이스 수아레즈(우루과이, 소속팀 : 아약스, 23세, 180cm/81kg)

우루과이하면 간판 골잡이 포를란을 떠올리기 쉽지만 또 한 명의 골잡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 시즌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33경기에서 35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석현준 동료' 수아레즈입니다. 수아레즈는 월드컵 남미 예선 17경기에서 5골 넣었으며 대표팀에서는 포를란을 보조하는 쉐도우를 맡고 있습니다. 현란한 드리블 돌파와 폭발적인 스피드, 감각적인 발재간을 앞세워 상대 수비 진영을 파고드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며 네덜란드 무대에서 단련된 득점포로 우루과이의 월드컵 16강을 이끌 태세입니다. 첼시, 맨유, 토트넘 등의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잘 알려진 공격수입니다.

2.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멕시코,  소속팀 : 과달라하라 -7월 1일부터 맨유 소속-, 22세, 172cm/62kg)

에르난데스는 멕시코의 떠오르는 신성입니다. 멕시코리그 과달라하라 및 각급 대표팀에서의 물 오른 성장을 통해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더니 지난 4월 600만 파운드(약 107억원)의 이적료로 맨유 이적을 확정 지었습니다. 뛰어난 발재간과 폭발적인 돌파를 앞세워 골을 넣는 성향이며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즐기는 타입입니다. A매치 7경기에서 5골을 넣었으며 지난 26일 네덜란드전에서 1골을 넣었고 2경기 연속 A매치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었습니다. 37세 노장 공격수 블랑코를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서 멕시코 부동의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큽니다.

3. 정성룡(한국, 소속팀 : 성남, 25세, 190cm/86kg)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는 이운재였지만 오는 12일 그리스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는 정성룡이 주전 장갑을 착용할지 모릅니다. 이운재가 지금까지 1인자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정성룡이 새로운 1인자로 떠올랐습니다. 정성룡은 긴 팔을 이용한 다이빙 캐치와 펀칭, 강력한 킥력을 자랑하며 최근들어 민첩한 몸놀림을 뽐내고 있습니다. 노쇠화 기미를 보이는 이운재보다는 최근에 폼이 좋아진 정성룡이 주전 골키퍼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의 반응이 대세입니다. 정성룡은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한 단점을 안고 월드컵에 나서지만 오히려 이운재보다 안정적입니다.

4. 디에고 밀리토(아르헨티나, 소속팀 : 인터 밀란, 31세, 183cm/78kg)

올 시즌 유럽리그 활약상을 놓고 보면 밀리토 만큼 가장 화려한 업적을 쌓아올린 공격수는 없었습니다. 밀리토는 인터 밀란의 유로피언 트레블 달성 주역으로 활약한데다 팀이 골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어김없이 골을 넣었으며, 올 시즌 54경기에서 32골을 기록하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비록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꾸준한 공헌을 하지 못했고 마라도나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지만, 인터 밀란에서 보여줬던 지금의 기세를 놓고 보면 월드컵에서 메시에 뒤지지 않는 저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적어도 현재의 폼을 놓고 보면 세계 최고의 공격수입니다.

5. 에런 레넌(잉글랜드, 소속팀 : 토트넘, 23세, 168cm/63kg)

잉글랜드의 고민은 부상으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베컴의 공백 이었습니다. 기대주로 관심을 끌었던 월컷은 잦은 부상에 따른 경기력 저하 끝에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베컴-월컷의 경쟁자였던 레넌이 잉글랜드의 새로운 오른쪽 윙어로 활약하게 됐습니다. 베컴의 전유물이었던 등번호 7번을 부여 받았으며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종적인 공격 패턴을 통해 상대 측면 수비를 무너뜨리는 침투를 즐깁니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정확한 패싱력을 겸비했으며 램퍼드-제라드에 이은 잉글랜드의 미래를 책임질 미드필더 자원으로 꼽힙니다.

6. 조지 알티도어(미국, 소속팀 : 헐 시티, 21세, 178cm/80kg)

알티도어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 스페인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미국의 2-0 완승을 이끈 이변의 주역입니다. 비록 올 시즌 헐 시티에서 프리미어리그 28경기에 출전했으나 1골에 그쳐 팀의 강등 주범으로 몰리고 말았지만 미국 대표팀에서의 입지가 두꺼웠습니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 13경기 6골의 가공할 화력을 과시했고, 근육질 체격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향이 짙었습니다. 미국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도노번-뎀프시로 짜인 좌우 윙어들의 빠른발을 근간으로 공격을 전개할 것이며 알티도어의 골 결정력까지 빛을 발하면 두 선수에 이은 새로운 1인자로 떠오를 것입니다.

7. 메수트 외질(독일, 소속팀 : 베르더 브레멘, 22세, 182cm/73kg)

독일은 팀 전력의 구심점이었던 발라크가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하면서 22세의 영건 외질의 포텐 폭발에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터키계 선수인 외질은 독일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며 지난해 유럽 U-21 선수권 대회에서 독일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골 12도움, 올 시즌 9골 12도움을 기록해 골 숫자가 늘어나면서 미들라이커로서의 성장을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미칠듯한 드리블과 날렵한 몸놀림을 앞세운 종적인 움직임으로 박스 정면을 파고드는 성향이며 그동안 측면 미드필더를 맡았으나 이번 월드컵에서 발라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앙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8.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세르비아, 소속팀 : 첼시, 26세, 188cm/86kg)

세르비아가 남아공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이유는 공수 양면에 걸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 센터백을 맡는 비디치가 있지만 오른쪽 풀백 이바노비치도 주목해 볼 선수입니다. 이바노비치는 첼시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빠른 볼 처리에 의한 날카로운 크로스로 측면 득점 지원에 기여했습니다. 대표팀에서는 공격 가담을 자제하는 대신에 압박에 주력하며 상대 측면 공격 봉쇄에 나서며 결정적 공격 상황에서는 오버래핑을 시도하여 골 기회를 노립니다. 월드컵 본선에서 비디치와 더불어 명불허전의 실력을 뽐낼지 주목됩니다.

9. 니겔 데 용(네덜란드, 소속팀 : 맨시티, 26세, 174cm/72kg)

네덜란드는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수비력에 강점을 삼고 있습니다. 월드컵 유럽 예선 8경기 2실점으로 본선 진출국 중에 가장 실점이 적으며 포백과 더블 볼란치가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합니다. 중원에서 투쟁적인 모습으로 선수들을 리드하는 판 보멀이 버티고 있다면 그 옆에는 홀딩맨 데 용이 있습니다. 강력한 체력과 왕성한 움직임으로 네덜란드 진영을 침투하는 상대팀 선수를 찰거머리같이 봉쇄하며 빠른 커버플레이를 통해 판 보멀을 도와줍니다. 중원에서의 전투적인 스타일은 판 보멀에 결코 뒤지지 않으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최고의 홀딩맨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입니다.

10. 니클라스 벤트너(덴마크, 소속팀 : 아스날, 22세, 192cm/78kg)

덴마크 공격하면 토마손-롬메달 같은 노장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제는 벤트너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벤트너는 덴마크의 4-3-3에서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담당하며 주로 왼쪽 윙 포워드로 뜁니다. 192cm의 신장을 활용한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주무기로 삼지만 장신에 어울리지 않게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 측면을 파고드는 성향입니다. 올 시즌 아스날에서 업그레이드된 득점력까지 빛을 발하면 덴마크의 16강 진출이 탄력을 얻게 됩니다.

11.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이탈리아, 소속팀 : 유벤투스, 26세, 186cm/76kg)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주역이 센터백 칸나바로 였다면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칸나바로의 단짝인 키엘리니를 주목해야 합니다. 키엘리니는 강력한 대인마크와 투지넘치는 움직임, 세밀한 태클을 앞세워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며 왼쪽 풀백 출신 답게 발이 빠릅니다. 얼마전까지 유벤투스에서 활약했던 칸나바로(UAE 알 아흘리로 이적)와 오랜 시간 동안 호흡을 맞췄으며 앞으로 몇년 동안 이탈리아의 카데나치오(빗장수비)를 책임질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은 칸나바로의 경험을 이식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며 이제는 카데나치오의 No.1으로 거듭날 기세입니다.

12. 넬손 발데스(파라과이, 소속팀 : 도르트문트, 27세, 178cm/71kg)

파라과이의 에이스는 카바냐스 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나이트클럽에서 머리에 총격을 당해 월드컵에 불참하면서 파라과이의 공격의 초점과 시선이 발데스에게 모아지게 됐습니다.  발데스는 월드컵 남미 예선 17경기에서 5골을 넣은 선수로서 왕성한 활동 반경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최전방을 흔들 수 있는 자원입니다. 왼쪽 윙어로 활용이 가능할 정도로 돌파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성향이며 월드컵에서는 산타 크루즈의 득점 지원을 하면서 저격 형태의 공격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13. 다니엘 알베스(브라질, 소속팀 : FC 바르셀로나, 27세, 173cm/64kg)

알베스는 마이콘과 더불어 세계 최강의 오른쪽 풀백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마이콘에 밀려 벤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폭발적인 공격력과 넓은 활동 폭을 앞세워 리오넬 메시의 뒷 공간을 성실하게 메웠지만 정작 대표팀에서는 잦은 오버래핑 때문에 수비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대표팀의 고민인 왼쪽 풀백의 적임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마이콘이라는 1인자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축구 재능만을 놓고 보면 월드컵을 빛낼 스타임엔 분명합니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마이콘 2인자'의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요?

14. 루이스 나니(포르투갈, 소속팀 : 맨유, 24세, 175cm/66kg)

나니는 올 시즌 맨유의 주전으로 발돋움했지만 대표팀에서는 여전히 로테이션 멤버입니다. 여러차례 선발 출전을 했으나 호날두-시망 같은 걸출한 윙어 자원에 의해 무게감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에서 눈을 뜬 팀 플레이를 통해 개인 플레이 위주였던 공격력에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자제하게 됐습니다. 측면에서의 날카로운 침투를 통해 팀 공격의 물꼬를 마련하며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날카로운 킥까지 장착됐습니다.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뚜렷한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나니의 포텐 폭발을 기대할 것입니다.

15. 세스크 파브레가스(스페인, 소속팀 : 아스날, 23세, 180cm/69kg)

아스날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축구의 구심점인 파브레가스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벤치를 달구는 백업 멤버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유로 2008을 비롯해서 그동안 사비에게 밀려 주전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이 한국전에서 실험했던 플랜B 4-1-4-1로 본선에 나서면 사비와 더불어 주전으로 뛸 것으로 보입니다. 과감한 문전 침투와 날카로운 패스, 강력한 슈팅, 유연한 공격 조율을 자랑하는 파브레가스의 존재감이 있기에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행보가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력만을 놓고 보면 세계 최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임에 틀림 없습니다.

16. 마티아스 페르난데스(칠레, 소속팀 : 스포르팅 리스본, 24세, 178cm/73kg)

칠레는 월드컵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10골 넣으며 득점 1위에 오른 수아소에 대한 비중이 높지만 또 한 명의 걸출한 공격 옵션이 가려진 느낌입니다. 페르난데스는 칠레의 공격축구를 이끌어가는 플레이메이커로서 3-4-1-2와 4-3-3 같은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합니다. 유연한 볼 터치와 다양한 패턴의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여 수아소를 비롯한 공격수들의 골 기회를 열어줍니다. 오픈패스와 2대1 패스 같은 콤비플레이를 노리는 성향이며 골 결정력도 탁월합니다. 칠레의 막강 화력을 이끌어가는 지휘자로서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