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루니의 무릎 부상, 맨유-잉글랜드에 악재

 
'축구 신동' 웨인 루니(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가 무릎 부상에 시달리면서 프리미어리그 4연패-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맨유,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꿈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악재가 터졌습니다.

루니는 최근 무릎 힘줄에 염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무릎 재활을 위해 오는 28일 볼턴과의 원정 경기에 결장할 예정이며 3일 뒤에 열릴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도 풀타임으로 나설 가능성이 적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말에 같은 증상을 겪으면서 부상의 여파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맨유와 잉글랜드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맨유입니다. 루니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오언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면서 타겟맨으로 활용할 적임자가 없어졌습니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맨유의 타겟맨으로서 이미 실패한데다 루니의 부상 공백을 메웠던 지난 6일 울버햄턴전에서는 원톱으로 출전했으나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슈팅이 1개에 그치는 과감성이 부족했습니다.

문제는 볼턴 원정에서 베르바토프를 원톱으로 놓거나 베르바토프-디우프 투톱을 꺼내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볼턴이 약팀이기 때문에 '약팀에 강한' 베르바토프의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맨유에게 위안거리 입니다. 하지만 볼턴은 최근 밀집수비의 강도를 높이며 상대 최전방 공격수의 고립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압박에 취약한 베르바토프가 볼턴의 압박에 견뎌낼지 의문입니다.

또한 맨유가 아스날-첼시와 살얼음 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음을 상기하면 볼턴전을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처지 입니다. 볼턴전 이후에 열릴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이유죠. 맨유의 스쿼드에서 어느 누구도 대체하기 힘든 루니의 부상 공백을 퍼거슨 감독이 '전술의 힘'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맨유는 루니가 복귀해도 걱정입니다. 올 시즌 거의 매 경기에 선발 출전하면서 열정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 수 개월 동안 누적이 된 루니가 또 다시 부상 재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루니는 부상에서 복귀해도 또 다시 빠듯한 경기 일정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부상의 악령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맨유가 우승을 위해 '등번호 10번 공격수'의 존재감이 절실함을 상기하면, 루니가 긴 휴식 시간을 가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맨유와는 달리 잉글랜드는 조금 느긋한 입장입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오는 5월 9일에 종료되고 남아공 월드컵이 6월 11일에 열리기 때문에 루니가 무릎 부상에서 회복하여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저절로 주어집니다. 하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이 6월 초 까지 다른 국가들과 평가전을 치른다는 점, 맨유가 오는 5월 22일에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루니의 회복 시간은 충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잉글랜드도 루니의 부상이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루니가 그동안 무릎 부상의 위험성을 안고 맨유에서 무수한 경기를 치른 상태에서 월드컵에 나서기 때문에 최악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루니에게는 시즌 종료 후 회복 시간이 주어지겠지만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평소의 원기왕성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잉글랜드는 4년 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루니의 부상으로 악몽에 시달렸던 전적이 있습니다. 루니가 월드컵 개막이 한달 남았던 시점에서 열렸던 첼시전에서 페레이라의 거친 태클을 받아 오른발 발목 부상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산소텐트를 통한 부상 회복 및 잉글랜드 최고 수준의 의료진 지원을 받아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루니는 독일 월드컵에서 평소의 컨디션을 되찾지 못해 4경기 무득점에 그쳤고 잉글랜드는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잉글랜드의 남아공 월드컵 목표는 우승입니다. 세계 제패를 위해서라면 루니가 최상의 컨디션에 힘입어 무수한 골을 넣어야 하는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루니가 맨유에서 무릎 부상으로 신음하는데다 부상 재발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어 잉글랜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루니를 향한 맨유와 잉글랜드의 시선이 기대에서 걱정으로 뒤바뀐 상황입니다.

아울러 '축구 황제' 펠레가 얼마전 인터뷰에서 "잉글랜드는 남아공 월드컵 4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잉글랜드는 '펠레의 저주' 희생양 위기에 몰렸습니다. 잉글랜드의 에이스인 루니의 부상이 심상찮은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