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박지성, '풀럼 킬러'의 저력 발휘할까?

 

'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AC밀란전에 이어 풀럼전에서도 맨유의 승리를 이끌며 소속팀의 프리미어리그 1위 수성을 책임지겠다는 각오입니다.

박지성의 맨유는 14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풀럼과의 홈 경기를 치릅니다. 승점 63점(20승3무6패)로 1위를 기록중인 맨유는 2위 첼시(승점 61, 19승4무5패)와의 승점 차이가 2점 차이인데다 한 경기를 더 치렀기 때문에 풀럼전 승리가 필요합니다. 지난 11일 AC밀란전에서 4-0의 대승을 거두었던 것을 비롯 홈 경기 6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지성, 풀럼전에서 맨유 승리 이끌까?

우선, 맨유는 최근 두 번의 풀럼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내용 끝에 패했습니다. 지난해 3월 22일 풀럼 원정에서 전반전 슈팅 숫자에서는 2-18의 엄청난 열세를 보였고 스콜스-루니의 퇴장까지 겹쳐 0-2로 완패했습니다. 당시의 패배는 1964년 이후 45년 만에 풀럼 원정에서 패한 것이었기에 충격의 여파가 컸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 풀럼 원정에서는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캐릭-플래처를 센터백으로 내린끝에 3-4-1-2 포메이션을 구사했으나 획일적인 공격 및 수비 불안을 이기지 못해 0-3 패배로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올드 트래포드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른 역대 풀럼전에서 29전 24승3무2패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며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에는 8전 7승1패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두 번의 풀럼전에서는 경기 내용 및 결과에서 상대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맨유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또한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홈 경기에 강한 면모가 두드러진 반면에 풀럼은 원정 경기에서 평소의 폼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른 14번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12승1무1패를 올린것을 비롯 39골 8실점으로 1경기당 2.79골 및 0.57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풀럼은 14번의 원정 경기에서 1승6무7패로 극심하게 부진하며 9승2무3패를 올렸던 홈 경기와 대조적인 행보를 나타냈습니다. 14번의 원정 경기에서 11골 20실점을 기록한 것은 원정 경기에서의 득점력이 좋지 않았음을 뜻하며 이것이 리그 10위에 머무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돌발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맨유의 승리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프리미어리그 1위 진입 및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성공, 최근 홈 경기 6연승을 달리는 맨유의 최근 기세라면 풀럼전 승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풀럼이 지난해 8월 15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었던 포츠머스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13경기 연속(6무7패) 원정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는 점에서, 최근 두 번의 풀럼 원정에서 완패했던 맨유가 복수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맨유의 풀럼전 필승카드는 박지성입니다. 지금까지 풀럼에 강한 활약을 펼치며 '풀럼 킬러'라는 찬사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지금까지의 풀럼전에서 2골 3도움을 올렸으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맨유가 모두 승리했습니다.

풀럼 킬러의 저력을 떨쳤던 박지성의 진가는 2005/06시즌 부터 시작됩니다. 2005년 10월 2일 풀럼전에서 2개의 도움을 기록한 것을 비롯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맨유 입단 이후 첫 공격 포인트 기록 및 최고의 활약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맨유의 3-0 승리를 이끈 맹활약으로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경기 MVP, 주간 베스트 11, 주간 MVP에 동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이듬해 2월 5일 풀럼전에서는 카를로스 보카네그라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팀의 4-2 승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박지성의 풀럼전 맹활약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2008년 3월 1일 풀럼전에서 폴 스콜스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골을 넣으며 팀의 3-0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이 골은 9개월 무릎 부상 공백으로 경기력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던 박지성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이듬해 2월 19일 풀럼전에서는 웨인 루니의 골을 도우며 3-0 완파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 해 3월 8일 풀럼전에서는 상대팀 문전으로 직접 드리블 돌파하여 골망을 흔들며 맨유 통산 10호 골을 넣었고 팀은 이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풀럼 킬러의 저력을 떨치기 위한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만약 박지성이 풀럼전에서 골을 넣으면 AC밀란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게 됩니다. 2경기 연속골이라면 '골이 부족한 윙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골을 앞세워 팀 공격의 화룡정점을 찍을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납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골이 주춤해진 맨유로서는 박지성의 공격 포인트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박지성이 맨유 입단 이후 3월에만 6골 4도움을 올렸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풀럼전 및 2경기 연속골은 결코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물론 박지성이 풀럼전에서 상대 골망을 흔들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강점을 맘껏 발휘하며 팀 승리에 기여하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박지성의 맹활약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최근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맨유의 공격 전술이 점유율에서 역습으로 바뀌면서 자신의 주무기였던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가 팀 공격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풀럼은 중위권팀 치고는 타이트한 수비력을 자랑합니다. 그동안 거의 매 경기에 출전했던 발렌시아의 폼이 최근들어 잠잠해진 만큼, 박지성을 통한 역습이 맨유 승리의 근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지성이 이번 경기에서 풀럼에 강한 면모를 맘껏 발휘하며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노리는 맨유에 힘을 보탤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올드 트래포드로 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