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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2-3-1에 어울리는 안정환 (C) FIFA 공식 홈페이지]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 포메이션은 4-4-2 입니다. 4-4-2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그 이후의 평가전에서 줄기차게 구사했던 포메이션으로서 한국 대표팀의 기본 전형으로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4-2-3-1이 허정무호의 새로운 포메이션으로 주목받는 추세입니다. 월드컵 본선 단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안정적 성향의 4-2-3-1이 4-4-2보다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수비력이 튼튼한 팀들이 좋은 결과를 거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4-2-3-1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에서 90분 풀 타임 동안 4-2-3-1을 실험하며 경기력을 점검했습니다.

물론 포메이션은 숫자 놀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위치가 변화하고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기를 효율적으로 끌고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구조를 갖춰 포메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공간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는 자기 포지션에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현대 축구의 기본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활용할 주 포메이션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허정무호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렀을 당시에는 4-4-2가 적합했습니다. 4-4-2가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중원 장악을 통해 경기의 주도권을 잡으며 상대팀 진영에서 여러 차례 골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유리한 포메이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을 앞둔 지금은 다릅니다. 이제는 강팀들과 상대하고 단기전이기 때문에, 공격수를 한 명 줄이고 미드필더를 한 명 늘려 본선 무대에서 경기 흐름을 장악하여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허정무호에 4-2-3-1이 적합한 이유 10가지를 거론했습니다.

1. 4-2-3-1이 4-4-2보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유리

현대 축구에서는 미드필더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팀이 유리합니다. 아무리 수비적인 경기를 펼치더라도 경기 흐름만 장악하면 얼마든지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습니다. 4-2-3-1의 특징은 미드필더들의 역할이 세분화 되었고, 4-4-2보다 미드필더가 한 명 더 많기 때문에 미드필더 싸움에서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약팀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이기려면 미드필더 싸움에서 상대 공격 루트를 끊는 즉시에 전방으로 넘어가는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여 결정적인 속공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4선이 3선보다 선수들의 종 간격이 좁기 때문에 매끄러운 공격 연결과 균형이 잡힌 수비진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2. 4-4-2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

4-4-2는 수비형-공격형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형-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도맡아야 합니다. 문제는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동 범위가 구조적으로 넓어지기 때문에 특히 강팀을 상대로 공을 점유하지 못하거나 압박이 풀릴 수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한국의 클래스는 아시아에서 으뜸이지만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개인 실력, 조직력, 경기 운영에서 앞선다고 확신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전략의 힘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미드필더를 한 명 더 배치하여 중앙 미드필더의 부담을 덜어주고 경기 흐름을 장악해야 합니다.

3. 김남일에게는 4-2-3-1이 어울려

김남일이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에서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4-2-3-1이 자신에게 적합한 전술이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중반에 잦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활동 폭이 전성기 시절보다 좁아졌기 때문에 강팀을 상대로 4-4-2의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하기에는 엄청난 체력 소모에 직면합니다. 공교롭게도 김남일은 지난해 허정무호 평가전에서 4-4-2보다 4-3-1-2, 4-2-3-1 같은 4선 포메이션을 실험할 때 주로 투입 되었습니다. 중원에서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과 유연한 패싱력, 수비 상황에서의 세밀한 커팅과 압박, 선수들을 리드하는 카리스마까지 갖춘 김남일의 가치는 4-2-3-1에서 빛날 것입니다.

4. 한국의 중앙 미드필더진이 두껍다.

한국이 지난달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에서 거둔 소득 중에 하나는 월드컵 본선에서 가용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들이 더 늘었습니다. 기성용-김정우-김남일-조원희의 경쟁 체제에서 김두현-구자철-신형민까지 가세했죠. 이들을 스쿼드에 최대한 활용하려면 4-4-2 보다는 4-2-3-1을 통해 기용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특히 3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김정우-김두현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김정우는 베어벡호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경험이 있고 김두현은 성남 시절에 증명된 것 처럼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강점을 발휘합니다. 중원 옵션의 두꺼움을 4-2-3-1에서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5. 센터백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다.

허정무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센터백입니다. 홍명보 이후 국제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걸출한 센터백이 발굴되지 않는 환경적인 문제도 있지만, 기존 센터백들의 수비 집중력 부족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번번이 실점을 허용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문제를 기존 전력에서 극복하려면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압박과 수비 가담을 통해 센터백들의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특히 4-2-3-1은 포백과 더블 볼란치의 간격이 좁습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의 앞선에서 상대 공격을 대처할 수 있는 것이죠.

6. 박지성-이청용의 공격이 강화된다.

흔히 4-2-3-1은 3에 속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공격을 이끌 수 있다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대 축구는 그 개념을 넘어, 3에 속하는 선수들이 측면과 중원, 최전방을 오가는 스위칭을 통해 상대 수비 압박을 흔들고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창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박지성과 이청용은 맨유와 볼튼에서 윙어를 맡고 있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중앙에서 공을 터치하여 공격을 연결하거나 최전방에 침투하여 공간 창출 또는 골 기회를 노리는 성향입니다. 4-4-2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활용할 수 있지만 4-2-3-1에서는 박지성-이청용의 공격력을 강화하기 쉽습니다.

7. 박주영 원톱 효과가 커진다.

박주영이 4-2-3-1을 쓰는 AS 모나코의 원톱이자 타겟맨으로서 맹활약을 펼치는 것은 허정무호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박주영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 공간을 파고들며 후방 공격 옵션들의 문전 침투에 이은 골 기회를 돕는 성향이며 그 과정에서 빈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거친 수비를 펼치는 프랑스리그 수비수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는 것을 비롯 높은 서전트 점프를 앞세운 헤딩이 뛰어나며 최근 8경기에서는 6골을 넣는 물 오른 골 감각을 발휘했습니다. 이러한 폼을 계속 유지하면 허정무호의 타겟맨 고민이 자연스럽게 풀립니다.(참고로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 경기를 비롯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경기를 즐겨보는 지도자입니다.)

8. 박주영-이근호 투톱의 역효과가 존재하지 않는다.

허정무호에서 박주영 원톱 전환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박주영-이근호 투톱이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두 선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투톱을 맡았는데, 박주영이 미드필더들과 협력하는 성향이라면 이근호는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측면쪽으로 돌리는 타입입니다. 그런데 대표팀의 공격 과정에서 두 선수의 공간이 서로 겹치는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대표팀의 공격 마무리가 떨어졌고 이근호의 득점력이 반감됐습니다. 박주영 원톱 체제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특징이죠.

9. 안정환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다.

허정무호의 단점은 승부처에서 경기 흐름을 뒤집어 한국의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슈퍼 조커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슈퍼 조커로 맹위를 떨친 안정환의 필요성이 최근에 부각되고 있습니다. 안정환은 소속팀 다롄 스더에서 3-4-1-2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으며 패스를 통한 이타적인 활약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대표팀에 적용하면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페루자 시절과 2000년대 초반과 중반에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각을 떨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조커로 투입되겠지만, 허정무호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꼭 필요한 선수입니다.

10. 4-2-3-1의 성공을 보고 싶다.

사실, 4-2-3-1은 7년 전 쿠엘류호에서 실패한 포메이션입니다. 3-4-3과 3-5-2에 익숙했던 당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포백을 기반으로 하는 4-2-3-1을 쓰기에는 스타일이 맞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7년 전에 실패해서 허정무호에 맞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7년 전에 실패작으로 여겼던 포백이 베어벡호에서 완성되고 허정무호에서 즐겨 썼던 것 처럼, 4-2-3-1도 대표팀에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4-4-2에 이어 4-2-3-1 같은 4선 포메이션 정착에 성공하면 한국의 전술 운영이 다채로워지는 이점이 생깁니다. 4-2-3-1의 성공은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이 될 것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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