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 - Bolton Wanderers v Arsenal Barclays Premier League 

[사진=지난 18일 아스날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청용 (C) 티스토리 PicApp]

그야말로 '이청용 열풍'이 대단한 요즘입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튼)은 지난 27일 번리전에서 시즌 5호골 및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초로 두 자릿 수 공격 포인트(5골 5도움, 10개) 기록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1일 아스날전과 24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 도움, 번리전 골을 포함해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달성해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성공 시대를 알렸습니다. 그래서 많은 축구팬들은 이청용의 활약상에 환호하며 그가 프리미어리그를 빛낼 톱클래스 선수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히는 축구 스타로 도약하면 그야말로 기쁜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차범근-박지성 이후 유럽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빛낼 또 하나의 주역이 탄생하기 때문이죠. 박지성도 이청용이 한국 축구를 짊어질 선수라고 칭찬한 적이 있었던 만큼, 이청용이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확고하게 자리잡는 날은 머지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는 축구 본고장이자 세계 최고의 리그로서 이청용의 맹활약 그 자체가 한국 축구의 인지도를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청용의 빅 클럽 이적을 바라는 축구팬들의 반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청용의 플레이가 아스날의 경기력과 부합한다는(이청용의 아스날 이적을 속으로 기대하는 듯한 늬앙스) 축구 전문가들의 반응까지 접할 수 있는 요즘입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고 시즌 10골 10도움 달성의 근접권에 들어서면서 빅 클럽의 영입 대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요즘이죠. 이청용이 젊은 나이의 영건이고 불과 한 시즌도 되지 않아 볼튼의 에이스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빅 클럽이 영입 관심을 가지기 쉬운 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관심을 끄는 팀이 바로 아스날입니다. 이청용이 지난 18일 아스날전에서 특유의 공격 재능을 맘껏 발휘하고 상대 왼쪽 진영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아스날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기 종료 후 아스날 주장이자 에이스인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자신에게 직접 다가가 몸을 붙잡으며 왼쪽 손으로 머리를 스다듬었습니다. 특히 제스쳐 과정에서 왼쪽 손이 엄지 손가락 모양처럼 나왔던 사진이 누리꾼들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파브레가스가 이청용의 기량을 인정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특히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읽는 안목과 육성을 자랑하는 지도자입니다. 앙리-비에이라-피레스-아넬카-베르캄프-파브레가스-판 페르시 등에 이르기까지 젊은 미완의 대기를 세계적인 선수를 키웠던 주인공이 바로 벵거 감독입니다. 물론 육성 과정에서 실패작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 성과가 많았다는 점은 영건을 선호하는 벵거 감독의 소신과 판단, 지도력이 비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벵거 감독은 90년대 중반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 감독을 맡았던 경력이 있어 동양인 선수의 특성을 다른 외국인 지도자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벵거 감독이 18일 볼튼전 종료 후 "이청용은 상당히 활발한 모습을 보였고 패스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것은 이청용의 기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청용의 플레이는 아스날과 코드가 일치합니다. 곡선 형태의 드리블 돌파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날리고 과감하게 문전에 침투하는 선수로서 아스날의 다채로운 공격 패턴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스날은 '아름다운 축구'를 하기로 유명한 팀으로서 창의적인 스타일을 지닌 이청용에 대한 시선을 보내기에 충분한 팀입니다.

이청용도 아스날에 대한 관심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출국 인터뷰에서 "아스날의 클리시와 맞붙어보고 싶다"고 말한 것은 아스날 경기를 관심있게 봤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지난 18일과 21일 볼튼vs아스날 경기에서 두 선수 사이의 매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이청용의 아스날 이적이 성사되면 5년 전 박지성이 맨유 입단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것 처럼 국민적인 관심과 기대를 받을 것입니다. 아울러 아스날의 핵심 선수이자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입니다.

[사진=이청용 (C) 볼튼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하지만 이청용의 아스날 이적 및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습니다. 볼튼의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벵거 감독의 칭찬을 받은것은 놀랍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지 이제 반 시즌 지났을 뿐입니다. 지금까지는 볼튼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걸었지만 아직은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부족하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도약을 위한 검증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지금의 오름세 행보가 반짝에 그치면 빅 클럽 입장에서 영입을 주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만큼 이청용의 폭발적인 활약은 꾸준하게 이어져야 하며 빅 클럽을 어필할 수 있는 임펙트와 공격 포인트를 더 키워야 합니다. 올 시즌 20경기에서 5골 5도움을 기록한 것은 영건 치고는 대단하지만, 역의 관점에서 보면 빅 클럽에서도 그 기록에 맞먹거나 초과할 수 있는 재목들이 여럿 있습니다. 빅 클럽과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볼튼의 레벨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죠. 또한 빅 클럽에는 출중한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 즐비하고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청용이 아스날에 이적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목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아스날 이적보다는 '과연 아스날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선수인가?'라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청용이 아스날의 어엿한 일원이자 성공한 선수로 이미지를 남기려면 아스날에서의 성공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 성공이라함은, 아스날의 쟁쟁한 스쿼드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입니다. 경쟁력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약점을 줄이고 강점을 실전에서 폭발할 때, 그리고 다른 경쟁 자원을 넘어설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량이 출중한 영건이라도 어느 시점이 되면 고비가 찾아오는 것 처럼 이청용도 그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청용은 현재 바쁜 경기 일정에 시달리고 있으며 시즌 막판까지 쉴틈없이 달려야 합니다. 문제는 체력입니다. 이청용은 친정팀 FC서울 시절부터 체력에 약점이 있었고 볼튼 이적 전까지 잦은 대표팀 경기 출전으로 지난 시즌 상반기 서울에서 슬럼프에 빠졌고 혹사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볼튼이 강등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 시즌 막판에 체력 저하로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지난 21일 아스날전이 그랬습니다. 이청용은 18일 아스날전에서 벵거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는 인상깊은 공격력을 과시했지만 3일 뒤 리턴 매치에서 체력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후반전에 접어들자 기동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어 팀 공격에 이렇다할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하더니 후반 35분에 교체되었던 것이죠. 이날 경기에서는 페널티킥을 유도하여 도움 1개를 얻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던 경기였습니다. 18일 아스날전이 이청용의 공격 재능을 뜨게했다면 21일 아스날전은 이청용에게 앞으로의 과제를 던져준 것이죠.

물론 축구는 체력이 기량보다 우선시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 축구는 한 시즌 동안 10개월에 가까운 장기 레이스가 펼쳐지며 특히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칼링컵-FA컵-UEFA 챔피언스리그를 한 시즌에 모두 소화해야 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야 합니다. 아스날이라는 빅 클럽에서 생존하려면 혹독한 일정 속에서 꾸준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청용이 아스날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기량도 중요하지만 체력적인 약점을 보완해야 가능합니다.

벵거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 대한 안목이 탁월한 감독입니다. 18일 볼튼전에서는 이청용의 공격력에 공개적인 찬사를 보냈지만 21일 볼튼전에서는 체력적인 약점을 마음 속으로 간파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안목이 노련한 지도자라면 그 특징을 금새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청용의 체력적인 약점은 아스날에서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에서 만들어지기 보다는 현 소속팀인 볼튼에서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더욱이 아스날이 살벌한 주전 경쟁이 벌어지는 팀이라면, 볼튼은 에이스 이청용의 매 경기 선발 출전을 보장하는 팀입니다. 클럽팀의 네임벨류도 좋지만, 경기를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에서 약점을 극복하고 강점을 키운다면 자신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빅 클럽의 키플레이어에 버금가거나 대등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지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청용은 볼튼 선수이며 볼튼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청용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볼튼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는 것이 이청용에게 중요할 뿐입니다. 얼마전 강등권에서 탈출한 볼튼의 올 시즌 TOP 10 진입, 다음 시즌 볼튼의 대도약을 이끈다면 빅 클럽의 영입 공세를 비롯 빅 클럽끼리의 영입 경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청용의 가치는 프리미어리그 및 유럽 축구에서 점점 커집니다. 빅 클럽 이적도 좋지만 그 시기는 섣부를 필요 없으며 볼튼에서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때입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이라면, 이청용의 아스날 이적은 시기상조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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