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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vs라트비아, 관전 포인트 6가지는?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 만나는 그리스 격파를 위한 또 하나의 모의고사를 치릅니다. '가상의 그리스' 라트비아와 상대하여 실전을 치르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한국은 22일 오후 11시 1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스타디움에서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치릅니다. 라트비아전은 남아공-스페인으로 이어졌던 1월 전지훈련의 마지막 경기로써 태극 전사들이 최상의 과정과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18일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던 허정무호는 그리스전 해법을 위해 라트비아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며 유럽 축구의 힘을 이길 수 있는 노하우를 찾겠다는 각오입니다.

1. 라트비아는 어떤 팀?

얼마전 허정무호가 상대했던 핀란드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5위였다면 라트비아는 45위를 기록중입니다. 라트비아는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2조에서 5승2무3패의 성적으로 3위를 기록해 스위스-그리스에 밀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습니다. 특히 그리스와 두 번씩이나 상대했지만 모두 패했습니다. 2008년 9월 10일 홈 경기에서 0-2로 패했고 지난해 10월 10일 원정 경기에서는 2-5로 무너졌습니다. 특히 2-5로 패했던 경기에서는 그리스의 공격수인 테오파니스 게카스(헤르타 베를린)에게 페널티킥을 포함해 4골씩이나 허용했습니다.

라트비아는 월드컵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18골 15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스전 5실점이 아쉬웠지만 나머지 9경기에서는 2실점 이하의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는 공격수인 마리스 베르파코프시키(한국전 불참)로써 3골을 기록했는데, 어느 한 선수의 골에 의존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에서는 20명의 선수를 소집했으며 그 중 9명이 월드컵 유럽 예선에 뛰었던 선수들입니다. 세대교체를 위해 스쿼드에 대폭적인 변화를 주었고 10경기에 모두 뛰었던 골키퍼 안드리스 바닌스(FC시온) 수비수 카스파르스 코르크스(QPR)가 핵심 멤버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라트비아전, 3백 성공할까?

허정무 감독은 라트비아전에서 3백을 기반으로 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전술적인 변화와 실험을 통해 기존의 4-4-2를 3-4-1-2의 3백으로 변화하여 상대팀의 공세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4백을 주 전술로 쓰는 그리스가 수비 상황에서 3백이 되고 경우에 따라 5백을 쓰는 만큼, 한국도 카멜레온처럼 능수능란하게 대처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허정무 감독의 생각입니다. 또한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수석코치는 4백보다 3백을 선호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3백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3백은 허정무호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2008년 1월 출범 이후 초반 몇 경기에서 3백을 실험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했고 지난 13일 남아공에서 열렸던 현지 프로클럽 플래티넘 스타스전에서 3백을 썼으나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플래티넘 스타스전 3백 변형 실패 원인을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4백으로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렀던 대표팀 수비수들이 3백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 요지입니다. 과연 라트비아전에서는 3백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3. 라트비아전에서 선보일 스쿼드는?

한국은 라트비아전에서 3-4-1-2를 구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운재를 골키퍼로 세우고 이정수-조용형-강민수로 짜인 3백, 박주호-김정우-신형민-오범석을 미드필더, 김두현을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국-염기훈 투톱 체제로 라트비아와 상대할 계획입니다. 3-4-3이 아닌 3-4-1-2를 쓰는 이유는 노병준의 측면 공격보다는 김두현의 중앙 공격 조율을 테스트하겠다는 성격이 강합니다. 김두현은 남아공 전지훈련과 지난 핀란드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미드필더진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라트비아전 승리 여부는 김두현의 발끝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의 3백은 센터백인 조용형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조용형은 4백보다 3백의 가운데 공간에서 자신의 수비 역량을 맘껏 발휘하는 선수입니다. 유연한 수비 조율로 동료 수비수들의 위치를 조절하며 팀의 수비 밸런스를 잡는데 강점을 발휘했던 성향입니다. 세밀한 태클로 상대 중앙 공격을 끊는가 하면 정확한 피딩 패스 연결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도맡아 팀의 수비 조직력 향상을 도모했습니다. 그동안 4백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했던 답답함을 3백에서 맹활약의 꽃을 피울지 주목됩니다.

4. 이동국, 라트비아전에서 골을 터뜨릴까?

지난 핀란드전에서는 이동국의 달라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공격수로서 절호의 골 기회를 여러차례 놓쳤기 때문에 '재발견'이라고 말하기에는 어색함이 있지만 지난 9일 잠비아전 부진 만회 및 지금까지의 경기력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변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절박함이 경기력에서 그대로 묻어 나왔습니다. 핀란드전에서는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죠. 경기 초반부터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가면서 공격에 임했기 때문입니다.

이동국은 라트비아전에서 염기훈과 함께 투톱을 맡습니다. 염기훈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와 김두현의 후방 공격 지원을 받는 만큼 골을 넣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합니다. 3-4-1-2가 중앙 공격수에게 있어 3선 포메이션보다 활동 폭이 넓지 않은 만큼, 이동국은 최전방에서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포스트 플레이 또는 절묘한 위치선정을 앞세워 골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는 명분을 쌓으려면 라트비아전 골이 필수입니다.

5. 김정우-신형민, 라트비아전에서 맹활약 펼칠까?

한국이 지난 핀란드전에서 최상의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김정우-신형민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들의 경기 장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두 선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핀란드전에서 상대 공격 옵션을 압박으로 밀어 붙였습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핀란드 중앙 옵션의 침투 공간을 좁혀 커팅을 시도하는 압박을 통해 상대의 공격 물 줄기를 끊었고 이것이 한국에게 무실점 승리의 발판이 됐습니다. 커팅 성공 이후에는 동료 공격 옵션들과 공을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높이는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쳤습니다.

두 선수는 라트비아전에서도 중원을 담당합니다. 이것은 허정무 감독에게 핀란드전 맹활약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핀란드전에서의 영민한 경기력을 라트비아전에서 그대로 이어가면 한국은 튼튼한 중원을 유지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공격과 빈틈없는 수비 작전을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두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제 몫을 하면 앞으로의 중원 경쟁에서 한 발짝 치고 올라갈 기회를 마련할 것입니다. 김정우는 김남일-조원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고 신형민은 기존의 중원 옵션을 위협할 새로운 다크호스로 거듭날 것입니다. 두 선수에게 라트비아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6. 박주호, 왼쪽 측면의 새 강자로 부상하나?

라트비아전에서는 박주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최철순-강민수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왼쪽 풀백의 새로운 적임자로 떠올랐습니다.잠비아와의 A매치 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않았으나 그 이후 현지 프로팀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고 그 기세를 핀란드전에서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핀란드전에서는 오범석의 오버래핑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상대 측면 공격을 꽁꽁 봉쇄하는 수비력과 동료 수비수들과의 호흡이 매끄러웠습니다.

박주호의 장점은 경기에 몰입하는 강한 집중력과 상대 공격 옵션을 꽁꽁 막아내는 투쟁력, 그리고 볼 센스가 뛰어납니다. 이영표처럼 상대 골문까지 치고 올라가며 폭발적인 움직임을 공격력을 자랑하는 풀백은 아니지만 무리한 공격 가담을 자제합니다. 특히 3백의 윙백으로서는 상대와 맞닥드리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볼 키핑과 개인기를 앞세워 공격을 지켜내는 모습이 두드러졌고 3년 전 청소년 대표팀 시절에 빛을 발했습니다. 3백을 선보이는 라트비아전에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면 이영표-김동진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