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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맨유전에서 2골 넣은 카를로스 테베즈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지역 라이벌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제압했습니다. 승리의 주역은 지난 시즌까지 맨유 공격수로 뛰었던 카를로스 테베즈 였습니다.

맨시티는 20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시티 오브 맨체스터에서 열린 2009/10시즌 칼링컵 4강 1차전 맨유전에서 2-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15분 라이언 긱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41분 테베즈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에 성공했고 후반 19분 테베즈의 헤딩골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습니다. 테베즈는 이날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친정팀 맨유를 울린 일등 공신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맨유와 완전 이적에 실패한 시련을 겪었으나 맨시티의 특급 골잡이로서 친정팀 격파에 성공해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경기 흐름 잡은 맨유, 테베즈 페널티킥에 동점 허용

맨유는 무릎이 좋지 않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18인 엔트리에서 제외시켜 긱스-안데르손-발렌시아가 원톱인 루니를 보조하는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캐릭-플래처로 짜인 더블 볼란치가 포백과의 간격을 좁히고 3의 위치에 포진한 선수들이 전방 압박을 가하며 맨시티의 공격 물줄기를 차단하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습니다. 맨시티의 공격을 끊으면 5명의 미드필더들이 서로 공을 주고받아 점유율을 높였고 맨시티 미드필더들이 느슨한 압박 자세를 취하면서 상대 진영에서 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습니다.
 
반면 4-4-2의 맨시티는 라이트-필립스의 복귀로 측면을 앞세운 빠른 템포의 공격을 펼치려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가리도-보야타-콤파니-리차즈로 짜인 포백을 구사하고 사발레타를 왼쪽 윙어로 놓는 평소와 다른 선수 배치를 하면서 맨유를 공략했습니다. 하지만 사발레타와 라이트-필립스 같은 좌우 윙어들에게 공격의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긱스-안데르손-발렌시아의 전방 압박에 막혀 공격 물줄기가 차단되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로 인해 벨라미-테베즈 투톱이 후방 공격 지원 부족속에 최전방에서 고립됐고 팀 전체가 맨유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주도권을 잡은 맨유는 맨시티의 느슨한 압박을 틈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뽑았습니다. 전반 15분 발렌시아가 오른쪽 측면에서 벨라미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고, 루니가 문전에서 공을 받아 옆쪽으로 살짝 패스를 밀어준 것을 긱스가 밀어 넣으며 맨유가 1-0으로 앞섰습니다. 루니가 공을 잡을 때 근처에 있던 맨시티 수비수 2~3명이 공의 궤적을 놓치면서 세밀한 견제를 하지 못했고 긱스가 문전으로 달려들어 가볍게 골을 넣었습니다.

맨유는 1-0으로 앞선 이후부터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공격 옵션들이 공격 템포를 늦추고 전방 침투보다 횡패스 중심의 공격 전개를 펼치면서 추가골보다는 시간을 버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원정 경기인데다 2차전이 홈에서 치르기 때문에 1-0의 리드를 유리하게 가져가겠다는 심산이죠. 전반 25분 이후에는 루니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는 움직임을 취하면서 후방 공격 옵션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줬습니다. 중원에서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던 안데르손이 최전방에서 루니와 간격을 좁혀 골을 노렸다면 맨유가 추가골 기회를 잡았을지 모릅니다.

반면 맨시티는 미드필더진에서 투톱쪽으로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을 찾지 못해 맨유의 압박에 막혀 공격이 번번이 끊어졌습니다. 배리-데 용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들이 투톱과의 간격이 넓어 긴 패스를 띄울 수 밖에 없었죠. 4-4-2의 특성상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다보니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공격 연결 고리가 없었습니다. 4-4-2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공격수가 2선으로 내려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벨라미가 중앙이 아닌 왼쪽 측면으로 내려갔지만 중앙에서의 수적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테베즈의 고립이 계속 됐습니다.

맨유에게 고전하던 맨시티가 절호의 골 기회를 잡은 것이 전반 39분 이었습니다. 벨라미가 왼쪽 측면에서 문전 중앙으로 대각선 돌파하는 과정에서 하파엘이 두 번씩이나 손으로 거칠게 밀으면서 페널티킥을 얻었습니다. 맨유 선수들이 주심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분 뒤 테베즈가 오른발로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맨시티가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 맨시티는 경기 감각을 추스려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후방 가담 속에 수비 전열을 가다듬으며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벨라미의 왼쪽 침투, 테베즈의 역전골 빛났다

맨유는 전반전 56-44(%)의 우세한 점유율을 후반전에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맨시티 진영에서 많은 공격 기회를 잡아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습니다. 전반전에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쳤다면 후반전에는 긱스-안데르손-발렌시아 라인이 최전방으로 올라오고 캐릭까지 공격형 미드필더 공간으로 올라오면서 공격 숫자를 늘렸습니다. 그래서 루니가 후반 3분과 5분에 맨시티 문전에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잡으며 상대 골망을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루니만이 공격 마무리를 노리기에는 상대 수비의 압박을 견뎌낼 숫자가 부족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맨시티는 테베즈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역전의 기회를 노렸으나 전반전에 나타난 공격 문제점이 되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벨라미를 왼쪽 윙어로 놓고 라이트-필립스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는 4-2-3-1로 전환하여 전술을 변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벨라미는 노련했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하파엘의 경험 부족을 노리며 상대 정면을 파고드는 돌파로 빈 공간을 창출하자 크로스를 통해 골 기회를 노렸습니다. 벨라미의 크로스는 맨유 선수들이 걷어내면서 코너킥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후반 11분과 12분에는 맨유 진영에서 세 번의 코너킥 상황이 연출 되어 맨시티가 골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흐름을 가져갔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후반 19분에 역전골을 넣을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습니다. 벨라미가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코너킥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벨라미의 왼쪽 코너킥을 맨유 골키퍼 판 데르 사르가 선방했고, 문전 앞으로 흐른 공을 사발레타가 오른쪽에 있던 콤파니에게 헤딩 패스를 보냈습니다. 콤파니는 오른발로 크로스를 띄웠고 테베즈가 에브라-하파엘의 견제를 뚫고 헤딩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테베즈는 이날 경기에서 두 골을 넣는 킬러 본능을 발휘하며 자신의 완전 이적을 허용하지 않았던 맨유를 복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맨유로서는 하파엘이 벨라미의 돌파를 막아내지 못한 것이 뼈아팠습니다. 발렌시아가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하파엘의 방어를 도와줬다면 뒷문 불안에 시달리지 않았겠지만, 공격에 초점을 맞추면서 하파엘의 수비 가담이 커지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 반복된 세트 피스 과정에서 후반 19분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은 것이 역전 허용의 원인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1-0 이후 공격 템포를 늦추고 공격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이 수비 불안과 겹쳐 불안한 리드가 지속됐고 벨라미의 침투와 테베즈의 두 골에 무너질 수 박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습니다. 미드필더들이 공을 돌려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을 버리고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으면 그 즉시 전방으로 과감하게 침투하여 골 기회를 노렸습니다. 후반 27분에는 안데르손을 빼고 오언을 투입해 4-4-2로 전환해 동점을 노렸습니다. 33분에는 루니와 오언의 2대1 돌파에 이은 루니의 슈팅 과정에서 맨시티 골키퍼 기븐의 선방속에 동점골을 놓쳤습니다. 42분과 44분에는 각각 스콜스와 디우프를 교체 투입했으나 동점을 노리기에는 타이밍이 다소 늦었습니다.

결국 맨시티는 맨유를 2-1로 제압하고 칼링컵 4강 1차전에서 승리했습니다. 경기 초반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벨라미가 하파엘의 뒷 공간을 노려 거침없이 침투한 것이 역전의 돌파구가 됐고 테베즈가 2골을 넣으며 친정팀 맨유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맨유의 폼이 불안한 현 상황이라면, 오는 28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4강 2차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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